전라남도 고흥군은 2읍 14개 면으로 구성된 총 16개 읍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군의 핵심 중심지인 고흥읍과 도양읍을 필두로, 대서면, 동강면, 남양면, 과역면, 점암면, 영남면, 포두면, 도화면, 풍양면, 도덕면, 금산면, 두원면, 동일면, 봉래면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행정구역 구성은 과거 인구수가 많았던 시절 분면과 분읍 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역사적 결과물입니다. 특히 점암면에서 영남면이 분리되었고, 도양읍에서 도덕면이 분리된 사례는 고흥군의 지역적 변천사를 잘 보여줍니다. 본 글에서는 도덕면의 지역적 특성과 고흥만 간척지에 들어선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현주소, 그리고 농어업인 정착을 위한 사후지원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 고흥군 행정구역 분할 역사와 도덕면의 지역적 한계
과거 점암면은 넓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영남면을 분리하였고, 도양읍 역시 넓은 면적과 많은 인구 규모를 고려하여 도덕면을 분리 신설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도양읍과 도덕면의 발전 양상은 크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양읍과 도덕면의 구조적 비교
도양읍은 녹동항이라는 거점 항구를 읍소재지로 삼고 소록도, 득량도, 시산도, 상화도, 하화도 등 인근의 여러 섬을 관할하며 고흥군 남부의 상권 중심지 역할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반면 도덕면은 넓은 토지 면적에 비해 실속 있는 경제 기반이 다소 부족한 실정입니다. 고흥만 방조제 건설 이후 넓은 간척지 땅이 흡수되고 대단위 스마트팜이 조성되면서 외형적 규모는 갖추었으나, 면소재지인 학동의 입지는 오히려 축소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도덕면 독립 상권 형성의 어려움
도덕면의 지역 상권이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교통망과 인근 읍소재지와의 높은 접근성에 있습니다. 4차선 도로인 우주항공로가 면소재지인 학동을 경유하지 않으며, 불과 6~7km 거리에 도양읍 녹동 상권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차량으로 10~15분 거리에는 고흥읍소재지가 자리하고 있어 도덕면 내부에서 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면 내에는 단위농협 마트와 최근 들어선 편의점, 그리고 소수의 구멍가게 수준 슈퍼가 존재할 뿐이며, 편의점 입점 시기에 맞춰 기존 슈퍼마켓 일부가 폐업하는 등 상권 침체가 진행되었습니다. 상설시장이나 오일장도 부재하여 주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도양읍 녹동 상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덕면은 독립된 행정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도양읍의 외곽 변두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고흥군 전체의 인구 감소 흐름 속에서 더욱 깊은 상권 소멸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 고흥만 간척지와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허와 실
도덕면과 두원면을 잇는 방조제 공사로 인해 도덕면, 풍양면, 고흥읍, 두원면 등 4개 읍면에 걸친 갯벌이 사라지고 고흥만호가 형성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성된 대규모 간척지는 도덕면 용동리, 가야리, 신양리 영역으로 편입되었으며, 이 중 가야리 일원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유동인구 증가와 실질적 인구 유입의 격차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부에는 순천대학교 캠퍼스가 들어서는 등 시설 측면에서는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낮 시간대 유동인구는 다소 증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주거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도덕면 입장에서 실질적인 상주인구 유입 효과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기술집약적 농업의 특성과 상주인구 한계
스마트팜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농업 경영을 도모하는 기술집약적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사업 규모에 비해 대규모의 일자리 창출이나 상주 생산 인력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근무하는 필수 관리 인력들조차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양읍이나 고흥읍 등 인근 읍소재지에 거주지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도덕면 입장에서는 거대한 첨단 시설이 조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 증대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귀농·귀어 정책을 위한 사후지원 강화 방안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농어촌 지역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존 농어업인의 이농을 방지하고 새로운 귀농·귀어 인구를 유치하는 정책이 필수적입니다. 지자체마다 다양한 초기 정착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정착 이후 지속적으로 생계와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사후지원 체계의 구축입니다.
실패 위험 관리와 희망 중심의 정착 지원
초기 정착에 도전한 귀농인이나 귀어인이 예상치 못한 경영 난관이나 환경 적응 실패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때 당사자의 의지 부족이나 노력 미흡만을 지적하는 태도는 농업인에게 깊은 좌절감을 줄 뿐만 아니라 지역 재기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채찍보다는 체계적인 당근책의 필요성
위기에 처한 농어업인이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컨설팅, 추가적인 기술 교육,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특례 지원 등 맞춤형 당근책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단발성 예산 지원에 그치지 않고, 농가가 자립할 때까지 밀착 관리하는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 결론 및 제언
고흥군 도덕면의 사례는 행정구역의 역사적 변화와 첨단 농업 인프라 구축 뒤에 숨겨진 농촌 지역의 복합적인 과제를 잘 보여줍니다. 대규모 스마트팜 조성과 같은 첨단 기술 도입도 의미가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과 상주인구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거 기반 및 생활 인프라와의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귀농·귀어 정책 역시 단순한 초기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사후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사람이 정착하고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농어촌을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