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문득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온다. 남들에게 전하는 안부 인사는 흔하게 건네면서도, 정작 이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나 자신에게는 참 인색하게 안부를 묻고 지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뭐,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는 소탈한 고백으로 시작해 정해진 듯한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걷기도 하고, 때로는 가파른 오르막을 퍽퍽하게 뛰어올라가 보기도 하며, 어떤 날엔 무작정 냅다 뛰어내려 보기도 하는 일상의 궤적. 그렇게 이리저리 부딪히며 살아가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 한 통을 펼쳐본다.
◎ 1. 세월의 흐름 속에서 멀어지는 것들과 익숙해지는 풍경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참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가치나 인연과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 풋풋함을 넘어 묵은지의 깊은 맛으로
우리는 젊은 날의 풋풋한 겉절이 같은 날들을 지나 이제는 묵은지의 깊고 진한 맛을 외면하기 힘든 나이에 접어들었다. 때로는 삶이 참 답답하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기도 하지만, 그 모든 시련을 묵묵히 참아내서 얻어내는 뿌듯함과 맑은 깨달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보상이다.
▼ 악취를 해탈한 발효의 미학
세상의 잣대로 보아 썩은 것이라 여긴다면 고약한 악취에 불과하겠지만, 잘 발효된 청국장이나 잘 삭은 홍어에게서 나는 깊은 향은 이미 악취의 단계를 넘어 해탈의 경지에 이른 음식의 냄새와 같다. 우리의 인생 역시 모진 세월 속에서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견뎌내며 깊은 맛을 내는 발효의 과정을 묵묵히 겪어내고 있는 셈이다.
◎ 2. 나에게 쓰는 안부 편지가 주는 생경한 울림
남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처음엔 낯설고 생경스럽게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진정한 자아 성찰의 깊은 위로가 담겨 있다.
▼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법
인생에 정답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부딪히며 그렇게 삶을 채워나간다. 남들의 시선이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가끔은 숨을 고르며 나 자신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툭 던지는 안부 한마디가 메마른 일상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준다.
▼ 참 많이 생경스럽지만 다정한 인사
나에게 듣는 나의 안부 인사는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진솔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내가 나를 다독이지 않으면 누가 이 고달프고도 아름다운 인생길을 따스하게 안아줄 수 있겠는가.
◎ 3. 내면의 성숙과 삶을 보듬는 지혜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듯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가짐 속에서 삶의 참된 여유를 찾아본다.
지나온 삶의 수용: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듯 힘들었던 순간과 냅다 뛰어내렸던 아찔한 순간들까지 모두 내 삶의 소중한 조각임을 인정하기.
발효 같은 세월의 연륜: 겉절이 같은 젊은 날을 넘어 묵은지와 홍어처럼 깊은 맛과 향을 품은 성숙한 인격으로 익어가기.
스스로를 향한 위로: 타인에게 베푸는 친절만큼이나 나 자신에게 다정한 안부와 응원을 건네는 여유 가지기.
◎ 결론 및 종합 의견
"참 많이 생경스럽죠? 나에게 듣는 나의 안부-인사"라는 고백처럼, 스스로에게 편지를 띄우는 이 시간은 굽이굽이 흘러온 삶의 여정을 고요히 비춰보는 거울과 같다.
비록 어딘가에서는 멀어지고 서서히 나이가 들어갈지라도, 그 속에서 묵은지처럼 깊어지고 발효된 청국장처럼 그윽한 향을 품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잘 살아온 인생일 것이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고 나 자신에게 나직하게 다정한 안부를 건네며, 따뜻한 마음으로 내일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